냉장고에 넣어두고 더 빨리 상한 적 있으신가요?
음식이 오래 가길 바라는 마음에 무조건 냉장고에 보관하는 경우 많으시죠. 그런데 알고 보면 냉장고 안이 모든 식재료에 적합한 보관 장소는 아닙니다. 오히려 냉장 보관으로 인해 맛이 사라지고, 빨리 상하거나, 발암물질이 생길 수도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많은 분들이 냉장고에 넣고 있는 대표적인 식재료 중 냉장보관하면 오히려 더 안 좋은 5가지를 소개합니다. 왜 그런지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어떻게 보관해야 좋은지도 함께 정리해드립니다.
식빵 – 냉장보관하면 더 빨리 마릅니다
식빵은 쉽게 상하는 음식이라서 무조건 냉장고에 넣어두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사실 식빵을 냉장 보관하면 상하기 전에 먼저 딱딱해지고 푸석푸석해집니다.
그 이유는 전분의 노화 현상 때문입니다. 전분은 0~5도 사이에서 가장 빠르게 결정화되는데, 이는 식빵의 수분이 빠져나가며 빵이 말라붙고 식감이 나빠지는 현상으로 이어집니다. 즉, 냉장보관은 곰팡이를 막을 수는 있지만, 식빵의 수분과 부드러움을 먼저 잃게 합니다.
[올바른 보관법]
– 당일 또는 다음 날 먹을 양은 실온에서 밀폐 보관
– 며칠 이상 보관할 땐 한 장씩 랩 포장 후 냉동 보관
– 먹을 땐 자연해동하거나 토스트로 구워 활용
토마토 – 냉장고에 넣으면 맛이 사라져요
토마토는 수분이 많고 부드러워 보여서 냉장 보관하는 분들이 많지만, 실제로 냉장고 안은 토마토에게 좋지 않은 환경입니다.
토마토는 10도 이하 저온에서 보관하면 산미와 향미를 내는 화합물이 급격히 줄어들며, 맛과 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무미 상태가 됩니다. 이 현상은 ‘저온장해’라고 불리며, 냉장고에서 5일 이상 보관하면 토마토의 조직이 물러지고 껍질이 질겨지는 변화도 일어납니다.
[올바른 보관법]
– 12~20도 사이의 서늘하고 통풍 잘 되는 곳에서 상온 보관
– 덜 익은 토마토는 햇빛 없는 곳에서 숙성 후 보관
– 잘 익은 토마토는 1~2일 이내 섭취 권장
껍질 안 깐 양파 – 냉장고 안은 양파에겐 습한 무덤
양파는 대부분 껍질째 냉장 보관하지만, 사실 껍질이 붙은 상태의 양파는 냉장고 안에서 빠르게 수분을 흡수해 무르거나 곰팡이가 생길 수 있습니다.
양파는 자연 상태에서 겉껍질이 외부 습도와 병원균으로부터 보호막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냉장고는 밀폐 공간이고, 내부는 수시로 습기가 생기기 때문에 껍질째 보관하면 오히려 부패가 빨라지고, 곰팡이 번식에 유리한 환경이 됩니다.
[올바른 보관법]
– 껍질째 양파는 바람 잘 통하는 서늘하고 건조한 실온 보관
– 망이나 종이상자에 넣어 공기 흐름을 유지하며 보관
– 다 썬 양파나 껍질 벗긴 양파만 밀폐 후 냉장 보관
마늘 – 냉장고 속에서 싹부터 납니다
마늘도 냉장고에 넣어두면 오래 갈 거라 생각하지만, 사실 냉장고의 온도와 습도는 마늘이 싹트기에 좋은 조건입니다.
마늘은 4~10도 사이의 낮은 온도에 노출되면 ‘저온 자극’으로 인해 발아를 준비하게 됩니다. 그 결과 싹이 트기 시작하고, 마늘 속은 말라가며 맛도 퍽퍽해집니다. 또한 껍질째 보관했더라도, 습기가 많으면 곰팡이와 부패 가능성이 높습니다.
[올바른 보관법]
– 껍질째 마늘은 통풍 잘 되는 서늘하고 건조한 실온 보관
– 다진 마늘이나 깐 마늘은 밀폐 후 냉장 or 냉동 보관
– 깐 마늘을 냉동 보관하면 2~3개월 보관 가능
감자 – 냉장고에 넣으면 당분이 올라갑니다
감자는 저온 환경에 오래 두면 속에 있는 전분이 당분으로 전환됩니다. 이 상태의 감자를 굽거나 튀기면 당분과 아미노산이 반응해 발암 가능성이 있는 ‘아크릴아마이드’가 생성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감자를 냉장 보관하지 말고, 서늘한 곳에 둘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냉장고에 둔 감자는 껍질 속이 달아지거나, 갈변하기도 하며 맛도 떨어집니다.
[올바른 보관법]
– 종이상자에 담아 13~15도 전후의 서늘하고 어두운 곳 보관
– 사과와 함께 두면 감자의 발아를 억제하는 에틸렌 효과
– 싹이 난 감자는 반드시 제거하고, 싹 제거 후 빠른 섭취 권장
냉장고 대신 어디에 둬야 할까?
식재료 | 냉장 보관 시 문제점 | 올바른 보관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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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빵 | 빨리 마르고 딱딱해짐 | 냉동 또는 밀폐 후 실온 |
토마토 | 맛·향 파괴, 질겨짐 | 서늘한 실온, 통풍 유지 |
양파 | 곰팡이, 물러짐 | 껍질째 실온, 통풍 필요 |
마늘 | 싹이 남, 맛 저하 | 껍질째 실온, 깐 마늘은 냉장·냉동 |
감자 | 당분 증가, 아크릴아마이드 생성 우려 | 서늘하고 어두운 실온 보관 |
잘못된 보관 하나로 인해 음식의 품질은 물론, 우리 가족의 건강까지 해칠 수 있습니다. 무조건 냉장보관이 아니라, 식재료에 맞는 환경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오늘부터라도 냉장고 속 식재료, 다시 한번 점검해보는 건 어떨까요?